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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시민을 물로 보는가'
<시티칼럼> 경기도 광역화장장 지원 백지화발표를 접하고
시티칼럼   |   2008-04-05
경기도가 하남시에 설치하려던 광역화장장을 전면 백지화 한다는 발표를 했다. 지난 2년간 광역화장장 설치에 대하여 생사를 건 반대를 해온 주민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광역화장장이 설치된다는 지역의 주민들은, 광역화장장 반대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자신들의 손으로 지은 자신들의 보금자리인 마을 회관을 매각하여 기금을 마련하여 결사항전의 자세로 광역화장장 반대를 위한 결의를 다졌으며, 그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로 올곧은 자세를 견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광역화장장 설치 반대를 위한 대나무 심기’ 행사를 가졌다는 본보의 보도가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모두 김황식 시장이, 총선거가 끝나면 광역화장장 설치를 위해 주민투표를 행할 것이라는 보도에 접했기 때문이다. 어제 발표된 경기도의 광역화장장 설치 백지화도, 김황식 시장이 7월 2일에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본보의 보도가 있은 후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 돌연 발표되었다. 
 
그렇다면 광역화장장 설치를 통해 몇 천억 원의 인센티브를 끌어들여 명품도시를 만든다는 김황식 시장의 그간의 언사는 모두가 허사가 된 것이며, 이미 장밋빛 미래를 선사하며 주민들을 호도한 것은 기만(欺滿)에 다름 아니다. 또한 광역화장장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마치 하남시의 발전을 저해하고 자치단체장의 의욕적인 행정에 발목을 잡는 파렴치한 놈(?)으로 여겨지게 만들었었다.
 
이제 모든 것이 주민들의 요구대로 되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쓸개를 씹은 듯이 입맛이 씁쓸하며, 화장실 갔다가 뒤를 닦지 않은 것처럼 개운치 않을까?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할 대대적인 발표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것은, 광역화장장 백지화 발표에 대한 시기가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왜 하필이면 총선을 코앞에 둔 시기에 발표를 해야만 하는가?
 
결국 하남시민들은 정치권의 정치적 손익에 의해 놀아나는 물로 밖에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니 그냥 없었던 걸로 하자는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 동안 광역화장장 반대를 위해 싸웠던 하남 시민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자신들의 편의대로 쥐었다 놓았다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넘어가자. 하남시장은 이틀 전에 광역화장장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7월 2일에 실시한다고 했고, 상급기관이며 광역화장장의 설립 주체인 경기도는 이틀 후 전면적인 백지화를 선언했다. 그러면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남시민을 우롱하는 행위가 이보다 더한 것이 있을까?
 
이렇게 하면 하남시민들의 마음이 자신들에게로 돌아설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또 그렇게 해서 금새 마음을 바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불쌍하다고 하는 것이다. 실컷 죽을 만큼 두들겨 패 놓고 언제 때렸냐는 식으로 싹 돌아서서는 그런 일 없었던 걸로 하자는 식이다.
 
육체적으로 손상된 것은 치료를 받으면 낫는다. 하지만 상처는 죽는 날까지 몸에 달고 살아야 한다. 마음의 상처는 더욱 깊게 각인된다. 이 번 일로 수 많은 사람의 가슴에 박힌 못은 어떻게 할 것인가? 찢겨진 화합의 마음은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불신과 증오로 얼룩진 주민들의 반목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아 시민들의 마음까지도 화기애애했던 하남시의 분위기를 일거에 아수라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또다시 우롱한 행위에 하남시민들은 분노한다. 잘못 했으면 하남시민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백지화의 자초지종을 밝혀서 하남시민들의 의혹을 풀어 주어야 순리에 맞는다. 더 이상 하남시민을 물로 보지 말라.
 
<유병상 편집위원>yoob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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